목차
1. 디킨스에서 찾은 영감 - 작품 탄생의 배경
장성호 감독이 '킹 오브 킹스'를 만들게 된 배경은 의외로 현실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조차 북미 시장에서 첫 주 42만 달러, 전체 박스오피스 900만 달러에 그친 것을 보며, 오리지널 콘텐츠로 도전하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적 판단 하에 원작 기반의 작품을 찾던 중, 퍼블릭 도메인이 된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들을 탐색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찰스 디킨스의 '더 라이프 오브 아워 로드(The Life of Our Lord)'라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장성호 감독은 단순히 디킨스의 작품을 각색하는 것이 아니라, 디킨스가 왜 예수님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을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를 통해 말썽꾸러기 막내아들에게 아버지가 이야기해 주는 구조 안에서 2천년 전 세상으로 타임슬립하듯 시간여행을 가는 독창적인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뻔한 예수님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깨뜨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신앙인들도 예수님 이야기는 대략 알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새로운 스토리텔링 구조를 통해 흥미롭게 받아들여졌습니다.
2. 상처에서 시작된 신앙 여정 - 감독의 개인적 배경
장성호 감독의 신앙 여정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 따라 크리스마스에 초코파이 받고 부활절에 달걀 받아먹는 정도"의 가벼운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족에게 큰 상처가 생겼습니다.
당시 교회 목사가 신도들의 돈을 모아 외국으로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를 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경험은 장성호 감독에게도 교회에 대한 어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전환점은 대학 시절 누나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되었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는 작은 교회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그 교회는 나중에 큰 교회로 성장했지만, 감독은 그곳에서 또 다른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장성호 감독은 진정한 신앙의 의미와 자유함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이것이 후에 '킹 오브 킹스'라는 작품을 만드는 데 중요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3. 완벽을 위한 10년 - 제작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장성호 감독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성서적 오류나 신학적 오류였습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주변 분들의 추천을 받아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달 동안 목사님의 설교 동영상을 거의 모두 본 후, 객관적이고 학자적인 관점의 설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삼일교회에 등록하고 목사님께 직접 부탁드려 9명의 전문가 TF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 심일교회 부목사님 4분
- 총신대 신학 교수님 4분
- 성서고고학 전문가 임미영 박사님 1분
특히 총신대 김인석 교수님은 밤낮없이 도움을 주셨고, 대사 하나하나까지 신학적 검토를 받았습니다. 임미영 박사님은 소품부터 의상까지 모든 것을 고증해 주며 수년간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 덕분에 미국 개봉 시 "미술적 고증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0년간의 제작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기독교 콘텐츠가 헐리우드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많았습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시련이었습니다.
감독은 회사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작품이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작품의 권리를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깊은 신앙적 동기가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놀랍게도 해결되는 방법이 하나씩 생겼다고 합니다. 감독은 이를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여기며 작품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캐스팅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병헌, 이하늬, 진선규, 차인표, 양동근 등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참여했는데, 이는 북미 시장 성공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신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병헌 배우는 크리스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인정하고 참여했으며, 처가 쪽의 신앙적 배경도 캐스팅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병헌 배우는 작품을 본 후 예수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장성호 감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작품이 전도의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전도를 어려워하는 많은 크리스천들이 주변 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미국에서의 성공 이후 한국에 개봉한 '킹 오브 킹스'는 단순한 종교 영화를 넘어서, 한 감독의 10년간의 치열한 여정과 깊은 신앙이 담긴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비신앙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에게 예수님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전달하고 있습니다.